남녘 여행 1 - 2011-04-06
3월 10일 광안대교 달리기 부산MBC 자전거 페스티벌에 참가한다는 명목으로 남녘 여행에 나섰다. 다음의 카페 클럽 벤트라이더가 먼저 섬진강 라이딩을 하고 부산에 갈 계획을세웠기에 우리도 따라서 지리산에서 3박 부산에서 5박을 계획했다.
그런데 섬진강 벗꽃은 인파때문에 그 피크가 되는 이번 주말인 9일엔 자전거도 그렇고 자동차로도 구경하기는 틀릴것 같다. 그래서 우린 벤트라이더의 라이딩계획과는 관계 없이 지리산에서 묵으며 전남의 바닷가를 돌아 보기로 했다.
6일 9시쯤 집을 나서서 중간에 아침도 먹고 또 점심 휴식도 취했지만 기흥-오산 구간만 정체일 뿐 거의 규정속도로 달려 5시간 못 걸려 예약해 둔 지리산 스위스관광호텔에 닿았다.
알고 보니 서울에서 구례, 순천까지 고속도로가 이어져 있었다. 마지막 지리산에 갔었던 것이 2007년이었던 같다. 그 동안 도로 사정이 엄청 바뀌었던 것 같다.
정년퇴임을하고는 지리산에 자주 갔었는데 늘 한화호텔에 묶곤 했다. 그러나 이번엔 한화호텔에 3박을연박할 수 없었다. 그중 하루가 단체손님으로 만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리산 국립공원에 가장 가까운 스위스 관광호텔에 3박하기로 예약했다.
스위스호텔은 오래되어 조금 낡았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단지 국립공원안에 있는 한화호텔에 비해 전망이 "별로"일 뿐이다.
일찍 도착한 덕에 화엄사에도 걸어 다녀 보고 늘 가던 한화호텔 북쪽 산책로에 있는 시동산에도 가 보았다. 그래도 저녁 먹기에 이른 시간이기에 쌍계 계곡길에 드라이브를 갔다. 벗꽃 터넬이 끝나는 길목에 있는 전통찻집 <산유화 다원>에 들어 갔다.
2007년에 왔을 때 그 집 여주인과 긴 이야기를 나눈 일도 있고 그 때 우리 Greenspeed 3륜을 보여 주기도 했었다. 그래서 혹시나 그 여주인이 그냥 찻집을 운영하는지도 궁금해서 들어 가 본 것이다. 여주인은 우릴 기억하고 있었다.
다시 호텔근방에 들아와 찻집 여주인이 소개해 준 버섯전골집에 가서 조금 늦은 저녁을 먹었다. 그러나 어디에서 잘 못 먹었는지 코니는 다음날 새벽 호된 설사병에 걸렸다. 여행에서는 음식이 참 문제다.
화엄사 뒷산 대밭
윤선도의 시조 <오우가> 중에 <대나무>가 안내판에 적혀 있다.
"나무도 아닌것이 풀도 아닌 것이..."
화엄사에 왔다는 인증셧
뒤에 대나무 보이죠?
한화호텔 뒷산에는 시동산이 있다.
한화호텔에 오면 꼭 와 보는 시비(비석) 동산이다.
저녁 먹기에이른 시간이라 한 바퀴 돌아 봤다.
산수유나무 몇구루가 아직도 만개하고 있었다.
이 시비 동산의 초대 말씀 비석에 새겨진 첫 글귀는
늘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정년 퇴임을 하고 첫 여행지로 여기를 왔었다. 그 때 봄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불어 댔다.
지리산에서 숨져 간 영령들의 흐느낌 같았다.
"한 때는 이 땅의 아픈 역사를 온 몸으로 체험한 산..."
지리산 빨지산 출신 고 <이태>가 지은
<남부군>에 보면 북쪽에서도 남쪽에서도 버림 받은 지리산 빨지산들이 어떻게 죽어 갔는지가 생생히 그려져 있다.
물론 토벌대로 싸운 전경도 많이 죽었을 것이다.
이념이란 허상 때문에 부모형제와 갈라 서고 목숨까지 잃었던 그 암울했던 시절.
그러나 아직도 그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념을 가지고 장낭질을 치는 무리들이 있는 것을 보면
창으로 가슴 아프다.
4월 6일 저녁 쌍계사 계곡길을 달려 <산수유 다원> 찻집에 가 봤다.
그날은 벗꽃이 만개하지 않았지만 오는 주말인 9~10일 경은 절정일 것 같다.
찻집 안은 전통찻집답게 정갈하게 한실로 꾸며 놨다.
물에 띄운 꽃닢
저녁이 늦어 찻집 바깥 사진을 찍지못했다. 이 사진은
몇년전에 찍은 다음지도의 거리뷰에서 따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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